“나의 주님, 모든 피조물을 통하여, 특별히 형님인 태양을 통하여, 찬미받으소서.”
꽃이 수수한 작은 발코니에서 아름다운 노래가 지어졌습니다.
이태리의 아씨시라는 도시에 있는 산다미아노 수도원,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좁은 계단에서 오른쪽으로 난 창밖을 바라보면 아주 작은 발코니가 있습니다. 몸집이 작은 한 사람이 가만히 앉으면 딱 맞을 만한 공간, 지금은 그 공간을 기념하는 꽃들이 소박하게 심겨져 있지만, 그곳은, 아름답게 펼쳐진 움브리아 평원을 향해 앉은 프란치스코 성인이, 시력을 거의 잃은 눈으로, 그 아름다움 너머에 있는 세상과 자신 간의 형제성을 노래한 「태양의 찬가」를 지은 장소입니다.
그 작은 발코니를 닮은 이곳 정동의 작은형제회 도서관 한 귀퉁이에서 프란치스칸 사상이 새롭게 피어납니다.
800년 세월 동안 프란치스칸 사상은,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더불어 가톨릭 사상을 이루는 중요한 기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지만, 더러는 잊혀지기도 더러는 외면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한국 가톨릭 교회에는 아퀴나스의 사상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고 계속적인 연구의 대상이 되는 반면, 프란치스칸 사상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고 이를 공부하는 이들의 수도 현재 미미합니다.
프란치스칸 연구소는 지난 30년 동안 한국에서 프란치스칸 사상 연구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제 새로운 30년을 준비하며 프란치스칸 수도자들 뿐 아니라 국내외의 뛰어난 학자들을 초대하여 한국 가톨릭 사상의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프란치스칸 연구소장 박성호 다미아노 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