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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오상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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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명겸요한
댓글 0건 조회 12회 작성일 25-12-11 15:11

본문

4.2. 의인의 죽음

 예수가 죽으면서 뼈가 부러지지 않았다는 것에서

 하느님께서 의인의 뼈를 지켜주신다는 것을 떠올렸다.

 예수의 죽음은 의인의 죽음이며,

 곧 예수는 의인으로,

 자신의 죄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다.

 이처럼 예수의 죽음을 의인의 죽음으로 보는 관점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것과 관련해서

 이사야서의 주님의 종의 넷째 노래를 생각할 수 있다(이사 52,13~53,12).

 사람들은 주님의 종을

 벌받은 자, 하느님께 매맞은 자, 천대받은 자로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는 우리의 병고를 메고

 우리의 고통을 짊어진 사람이었다.

 그는 우리의 악행 때문에 찔렸고,

 ‘우리의 죄악 때문에 으스러졌다.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징벌을 받은 것이다.

 그는 폭행을 저지르지도 않고

 거짓을 입에 담지도 않았다.

 의로운 주님의 종은 많은 이들을 의롭게 하고

 그들의 죄악을 짊어진다.

 그는 많은 이들의 죄를 메고 갔으며

 무법자들을 위하여 빌었다.

 즉 주님의 종은 자신의 죄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라,

 ‘주님의 종의 넷째 노래를 부르는

 우리의 죄를 대신해서 고통받고 죽은 것이다.


 여기에서도 주님의 종은

 의로운이라는 형용사로 표현된다(53,11).

 또한 노래가 시작하면서

 그는 높이 오른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는 요한이 예수의 죽음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단어와 같은 단어이다(υψοω, 들어 올려짐: 요한 3,14; 8,28; 12,32).


 이렇게 예수를 의인으로 보는 관점은

 공관복음과 비교할 때에도 발견하게 된다.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을

 마르코와 마태오는 강도라고(마르 15,27; 마태 27,38),

 루카는 죄수라고(루카 23,39-41) 부른다.

 요한은 그들을 단지 두 사람이라고 부른다(요한 19,18).

 이것은 앞에서 이야기한 이사야서의 몇몇 구절들을 떠오르게 한다.

 “그는 악인들과 함께 묻혔다.”(이사 53,9)

 그는 무법자들 가운데 하나라 헤아려졌다.(이사 53,12)

 공관복음에서는 십자가 곁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예수를 강도 가운데 한 명,

 또는 죄수 가운데 한 명으로 생각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요한은 그러한 암시의 가능성조차도 지우면서

 단지 두 사람이라고 말한다.

 예수는 강도도, 죄수도 아닌 의인이다.


 이렇게 예수의 죽음에서 예수의 의로움이 드러나기 때문에

 루카에서 백인 대장이 예수를 의로운 분으로 고백한 부분을

 요한은 전할 필요가 없어졌다(루카 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