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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록 수사의 詩] 유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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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수록프란치스코
댓글 0건 조회 30회 작성일 26-11-06 11:45

본문

사울아, 사울아
너는 왜 나를 박해하느냐

 

한낮의 다마스쿠스 길
잡아들일 이름들을 품에 넣고

말을 몰던 사내가

빛에 맞아 땅에 엎어졌다

프란치스코야, 프란치스코야
주인을 섬기겠느냐

종을 섬기겠느냐

 

한밤의 스폴레토 계곡
새로 맞춘 갑옷을 싣고

전쟁터로 가던 사내가

잠결에 일어나 앉았다

주님,
제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십니까

 

둘은 같은 말을 했고
같은 자리에서

말머리를 돌렸다

품속의 이름들은 찢기고
갑옷은 벗겨졌다

 

왔던 길을
그대로 되짚어 갔다

 

떠날 때의 그 길이었으나
떠날 때의 그 사람은 아니었다